본문 바로가기

News/경제/금융

[경제/금융] 엔저현상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엔저현상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지난 포스트에서 엔저현상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시간에는 왜 우리가 엔저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다른 나라들도 엔화의 움직임에 관심을 기울이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상승하는게 우리나라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저번 포스트에서 우리는 엔화의 가격이 오르내림에 따라 우리나라 원화(₩)도 변하는 것을 보았다. 

즉, 엔화와 원화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은 알았다.  그렇다면 둘 사이에는 '어떤'관계가 있고, 왜 생기는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지난 포스트 복습을 한번 해보자.

돈을 사고파는 가게에서 100¥(엔) = 1000₩(원) 에 교환되고 있다고 하자.

이 상황에서 엔화의 가치가 오른다면, 100엔은 얼마로 변할까?

가치가 오른다는 것은 값이 비싸진다는 것이니까 적어도 천원보다는 비쌀것이다. 

가치가 얼마나 오르느냐에 따라서 100¥은 1200원도 될 수있고, 1500원도 될 수 있고, 1000.1원도 될 수 있다. 

확실한건 900원은 절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 엔화의 가치가 떨어진다면, 100엔은 얼마로 변할까?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값이 싸진다는 것이니까 이번에는 반대로 천원보다는 싸야 할 것이다. 

이 때도 마찬가지로 엔화의 가치가 얼마나 떨어지느냐에 따라 100엔이 900원이 될 수도 있고, 

999.9원이 될 수도 있지만, 1100원은 절대로 될 수 없다.

 

엔화의 가치가 오르거나 떨어질 때마다 우리나라 원화도 일정한 방향으로 변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아직은 관계를 이렇다하고 정하기가 애매하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일본 가게에 가보자.

한국에서 돈을 번 김씨가 한국돈 천원을 가지고 일본에 갔다. 

일본에 어느 가게에 들어가보니 우동이 한 그릇에 100엔이라고 했다. 

그 주인은 몇 년이 지나도 가격을 바꾸지 않고, 항상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100엔에만 우동을 판다고 했다.

김씨가 일본에 도착했을 당시의 환율은 100엔 = 1000원이었다. 김씨는 우동 한 그릇을 사먹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아서 내일 사먹기로 한다.


다음날, 김씨가 그 가게에 100엔짜리 우동을 사먹으러 갔다. 

우동 한 그릇을 시키며 천원을 내밀었는데, 주인이 돈을 더 달라고 한다. 

알고보니 하루 사이에 환율이 올라서 100엔 = 1100원이 되어버린 것이다. 결국 김씨는 우동을 사먹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 다음날에 일어나보니  환율이 내려가서 100엔 = 900원이 되었다고 한다. 

김씨는 얼른 가게로 가서 우동 한 그릇을 먹은 뒤, 거스름돈으로 100원도 받았다. (여기서는 예시니까 한국돈으로도 받는다고 가정)

 

위의 예시를 보면, 우동 한 그릇의 가격은 3일 내내 변함없이 100엔이었고, 김씨가 가진 돈도 변함없이 1000원이었다.

그런데 어떤 날은 딱 한그릇을 먹을 수 있는가 하면, 어떤 날은 돈이 부족해서 못먹고 또 어떤 날은 돈이 남는다. 왜 그럴까?

김씨가 가지고 있는 1000원이라는 돈의 가치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원인이 환율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렇다면 환율이 오르거나 내릴때 김씨의 1000원이 어떻게 변하는 것일까?

첫째날, 김씨의 천원은 딱 우동 한 그릇만큼의 가치가 있었다. 둘째날의 천원은 우동 한그릇도 못사먹을 만큼의 가치였다. 

즉, 우동 한 그릇보다 가치가 적었다. 셋째날의 천원은 우동 한그릇을 사고도 남을 정도의 가치가 있었다. 

즉, 우동 한 그릇보다 가치가 컸다.


정리하면, 환율이 올라서 엔화의 가치가 커지자 우리나라 돈인 1000원의 가치가 떨어졌다.

              환율이 내려가서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자 우리나라 돈 1000원의 가치가 높아졌다.

 

즉, 엔화와 원화는 서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걸 알 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3일 다 같은 100엔이고 같은 1000원이지만 둘을 비교했을 때의 가치가 달라진 것이니까

엔화의 가치가 높아질때 원화의 '상대적인'가치가 내려가는 셈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

이건 비단 일본과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프랑스 등 다른 나라들의 돈도 마찬가지이다.

무슨 말인가하면, ¥(엔), ₩(원), $(달러), £(유로) 등등.. 여러 나라의 돈이 모여있다고 하자.

 

 

 

 

 

                        →   

 

 

 

 




다른 나라의 돈은 가만히 있는데 엔화만 갑자기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면, 

다른나라 돈들은 상대적으로 '엔화보다' 가치가 낮아지게 된다.


같은 원리로 다른 나라 돈은 가만히 있는데, 원화만 갑자기 올라가게 된다면 다른나라 돈들은 '원화보다' 가치가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한 나라의 화폐의 가치가 올라가게 되면, 그 나라의 화폐와 비교한 다른 나라의 화폐의 상대적인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엔화의 가치가 올라갈 때 다른나라 화폐.. 


예를 들어 원화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해서 원화의 가치가 어느 나라 화폐랑 비교하더라도 다 떨어진 것은 아니다. 

무슨 말이냐면, 첫번째 그림에서 4개 돈의 가치가 다 똑같다고 하자. 두번째 그림에서 엔화의 가치가 올라갔는데, 

원화, 달러, 유로화는 '엔화보다'는 가치가 떨어졌지만, 세 화폐사이의 상대적인 가치는 변함이 없다.


원화는 엔화보다 가치가 떨어지긴 했지만, 달러나 유로화랑은 여전히 같은 가치이다.

 

그럼, 엔저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은 엔화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고, 이건 곧 다른 나라 화폐들의 가치의 상승을 의미하는데, 

이게 왜 문제가 될까?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건 좋은게 아닌가?  

같은 양의 한국돈으로 일본물건을 더 많이 살 수 있어서 좋은것 같지만 사실 안좋은 점이 상당히 많다.

 

 

① 관광객이 줄어든다.

우리가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변화 중 하나는 일본 관광객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줄어들었다고 해도 여전히 많긴 하지만, 작년과 비교해보면 확 줄었음을 알 수 있다. 

언론에서도 일본인 관광객들의 '격감'에 대한 기사를 여러번 다룰 정도로 눈에띄게 줄어들었다.


왜 줄었을까?


환율을 생각해보면 쉽다. 엔저현상이라서 일본돈의 가치가 떨어졌다. 

극단적인 예로 100엔 =1000원 하던것이 100엔 = 500원이 되었다고 하자. 

일본 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1000원짜리 배용준 부채를 사려고 할 때, 예전에는 100엔만 내면 됬는데, 

일본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바람에 200엔이나 내야 하는 것이다. 이런건 물건 가격이 오른게 아니라, 

아예 돈의 교환비율 자체가 오른 것이니,한국에서의 생활비가 2배로 오른 셈이다. 


이러니 한국에 두번 오려다가도 한번만 오고, 한번 가볼까? 하다가도 환율보고 그냥 안오게 되니 관광객수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관광객이 줄어들면 안좋은가?


당연히 안좋다. 특히 명동은 일본인들이 다 먹여살린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출에서 일본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그런 일본인들이 줄어드니, 매출도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관광객이 많이 없던 곳은 이것으로 인한 타격은 별로 없다고 봐도 되지만, 

관광객이 주를 이루던 곳들의 타격은 매우 크다.

 

② 다른 나라에 수출이 잘 안된다.

일본의 도요타와 한국의 현대가 미국에 차를 수출하는데, 일본은 100만엔, 한국은 1000만원이라고 

각자 자국의 화폐로 가격을 딱 정해놓고 미국에 판다고 하자. 미국사람들은 달러를 가지고 물건을 사므로, 

일본돈과 한국돈은 미국에서 달러로 환산되서 표시된다. 

여기서는 쉽게 예를 들기위해 100만엔 = 100만달러 = 1000만원 이라고 하자. 

같은 가치의 달러로 환산되서 가격이 표시되므로, 도요타의 차와 현대차 모두 '100만달러'라는 가격이 붙는다.


이 상태에서 엔저현상이 일어나, 100만엔의 가치가 떨어져서 100만엔 = 100만달러 하던것이 100만엔 = 50만 달러가 되어버렸다고 하자.

그럼 미국시장에서 일본차는 50만달러, 한국차는 100만달러이다. 

일부러 비싼 차만 찾는 사람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는 일본차가 훨씬 잘 팔리게 될 것이다.

 

이 상황이 얄미운 이유는, 일본 차의 가격이 50만 달러로 낮아졌다고 해도 일본은 손해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50만달러를 받아온 도요타가 일본에서 환전을 했더니 50만달러 = 100만엔이므로 100만엔을 받았다. 

즉,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니까 100만달러하던 차를 50만달러에 팔아도 받는 돈은 똑같이 100만엔이라는 것이다. 1엔도 손해보지 않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일본과의 가격 gap을 맞추기 위해서 가격인하를 시도한다. 30달러만 내려서 70만 달러에 차를 팔기로 했다고 하자.

우리나라와 미국의 환율은 변화가 없다는 전제하에, 100만달러 = 1000만원이었으니까 70만달러 = 700만원이 된다.

차가 한대 팔릴때마다 들어오는 돈의 300만원이 줄어든 셈이다. 일본과 똑같이 50만달러로 맞추려면 가격을 500만원이나 내려야 한다.

즉, 미국에서는 일본차가 더 싸니까 더 많이 팔리고, 일본 입장에서는 같은 가격에 더 많이 팔리니까 돈을 더 많이 벌게된다.

     우리나라는 몇백만원 손해를 보면서 가격을 낮춰도 일본보다 낮추지 않는 이상 물건도 덜 팔리고, 버는 돈도 더더더 줄어들게 된다.

 

이것 역시 우리나라와 일본만의 경우가 아니다. 일본제품과 가격경쟁을 해야하는 모든 나라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이러니 세계가 일본의 엔저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③ 일본으로 수출하는 우리나라 기업이 망한다.

요 몇주간 신문에서 '엔저현상때문에 줄줄이 도산', '엔저현상으로 인해 한산해진 OO공장' 등과 같은 제목의 기사들을 흔히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엔저현상이 심해지면서 차라리 물건을 안파느니만 못한 상황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기사에 나온 한 공장 주인의 인터뷰를 보면, "일본과의 환율이 떨어지면서, 

물건을 팔면 팔수록 오히려 손해가 나기때문에 그냥 차라리 공장 문을 닫는 것이 낫다"고 한다.


물건을 팔수록 손해가 난다는 게 무슨 말일까?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한 공장이 일본에 작은 나사부품을 수출한다고 하자. 나사를 만들려면 재료도 사야하고, 

나사 만드는 기계도 사야하고, 나사 만들 사람도 고용해야 하니까 돈이 좀 들어간다. 

이런 여러가지 비용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고, 쉬운 예를 위해 그냥 다 합쳐서 '비용'이라고 하자. 

나사 한개를 만드는데 비용이 90원이 든다고 하면, 공장 주인은 아무리 못해도 나사 한개당 90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 

한개당 100원에 팔면, 비용 90원을 빼고 남은 돈 10원이 가게 주인이 버는 돈이다.


나사를 한개당 10엔에 일본에 수출하기로 계약했다고 하자. 한번에 100만개를 수출한다고 하면, 

나사 100만개 x 10엔 = 1000만엔이다. 환율이 100엔 = 1000원이었을 때, 이 공장주인은 1000만엔을 받고 

우리나라 돈으로 환전해서 1억을 벌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갑자기 엔저현상이 일어나서 100엔 = 500원이 되어버렸다면,

똑같이 100만개를 팔고 1000만엔을 받았는데도, 우리나라 돈으로 환전하고 나니 5000만원밖에 안나온다. 매출이 반토막이 난 것이다.

그런데 만드는건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것이므로 비용은 똑같이 한개당 90원이다. 100만개면 9000만원..

받은 돈에서 비용을 빼고나면 남는 돈은 -4000만원. 오히려 손해가 나고 빚을 지게 되는 것이다.

차라리 안만들고 안팔면, 더 벌지는 못해도 마이너스로 내려갈 일은 없다. 극단적인 예를 들긴 했지만, 원리는 같다.

이래서 팔면팔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오고, 공장이 하나 둘씩 문을 닫는 것이다.

 

이것 역시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일본과 거래를 하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우리나라가 다른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일본과의 거래가 많기 때문에, 더 크고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엔저로 인한 크고 작은 피해가 많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몇개만 알아보았다. 

물론 엔저로 인한 이득도 있긴 있다. 하지만 이득에 비해 손해가 너무 크기때문에 문제가 되는것이다.

출처 : odds and ends






'News > 경제/금융'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제/금융] 환율은 누가 정할까?  (0) 2014.08.19
[경제/금융] 신용카드 서명  (0) 2014.08.07
[경제/금융] 퇴직연금  (0) 2014.07.01